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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교육

해외창의 이야기

해외 창의‧인성교육 관련 최신 전문 지식 및 교육 정보를 제공합니다. 

  • 작성자크레존
  • 등록일2016.04.04
  • 조회수539

 

미국의 예술캠프 3.

 

잠재적으로 위험한 활동들과 야생의 창의성 

 

 

사진1

 

예술 프로젝트는 수요일, 목요일 이틀에 걸쳐 마무리되었다. 아이들은 추상적인 조형물 외에도, 직접 천으로 모자도 만들고, 옷도 만들고, 가방도 만들었다. 금요일에는 그때까지 작업한 모든 작품들을 전시할 뿐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만든 옷을 입고 부모들 앞에서 패션쇼를 했다. 자신이 만든 옷들을 입고 멋진 포즈를 취하면서 아이들은 무척 자랑스러워했고, 부모들은 그들을 무척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보며 환호했다. 모든 일정이 끝나고 테이블에는 잘게 자른 얼음과자와 팝콘이 간식으로 놓였다. 여담이지만 우리 가족은 이를 계기로 얼음과자의 세계에 눈을 뜨게 되어 “정말 이런 더위는 예외적이라니까요”라는 산타바바라 주민들의 말을 지겹도록 들으면서 무더운 여름을 견디었다.

 

예술 캠프를 지켜보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4~5세 아이들이건 9~10세 아이들이건 간에 아무렇지도 않게 ‘잠재적인 위험한 활동들’을 하게 한다는 점이었다. 얘네들이 이걸 하기에는 너무 어리니까, 여기에 있다가 다치면 우리가 책임을 져야 하니까, 흔히 회피하는 그런 활동들 말이다.

 

가령 저학년반 아이들도 스스로 드릴로 구멍을 뚫고, 돌을 깨고, 유리를 조각내고, 나무를 사포로 다듬고, 망치질을 하고, 펜치로 고정하는 일을 했다.

 

 사진2

사진3

사진4 

 ▲ 저학년 아이들이 다루고 있는 재료와 도구들

 

사진5 

 ▲ 도구를 활용해 능숙하게 만들기 활동을 하는 아이

 

 

“위험하지 않나요?”

“그럼요. 다들 주의를 기울여 하기 때문에 다치는 아이들은 아무도 없어요.”

 

 

저학년 담당교사 킴은 확신 있는 어조로 말한다.

 

“직접 도구를 다룰 줄 알게 될 뿐 아니라 돌이나 나무, 유리의 질감을 손으로 느낄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 교육이 되는지 몰라요.”

 

그러고 보니 아이들의 능숙하고 자신 있는 손길에서 어떤 안정감같은 것이 느껴진다. 물론 아이들을 완전히 믿고 그냥 내버려두는 건 아니고, 사전에 안전교육을 철저히 시킨다.

 

“핫 글루건 써본 사람?”

 

이토코 선생님이 질문하자 꽤 많은 아이들이 이미 경험이 있는지 손을 든다.

 

“써 본 친구들은 알겠지만 핫 글루건은 사용하기에 재미있지만 위험할 수도 있단다. 그래서 규칙을 잘 지켜야 한다. 핫 글루건을 쓰고 접시 위에 정확히 올려놓아야 다음 사람이 안전하게 쓸 수 있다. 글루건을 들고 6~7초 생각에 잠기면 어떻게 될까?”

“안되요.”

“그렇지? 옆에 친구들이 데일 수 있단다. 규칙을 안 지키면 원 스트라익이다. 야구 규칙을 다 잘 알겠지만 스트라익 세 개면 아웃이란다. 그렇다고 겁낼 건 없어. 주의했는데도 손을 데이면 저기 보이는 (얼음 두 개 동동 떠 있는 물통) 곳에 손을 넣고 30까지 천천히 세고 꺼내렴. ”

 

 

그리고는 손을 데인 게 인생을 살아가는 데 그다지 비극적인 일은 아니라는 듯 본인이 데어서 흉터가 남은 부분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랬더니 몇몇 아이들이 자신도 데어 본 무용담을 자랑하였다.

  

 사진6

  ▲ 핫글루건에 데었을 때를 위한 처치용 얼음물

 

바느질은 또 어떠한가? 나는 지켜보면서 예닐곱 살 아이들도 설명을 잠깐 듣고는 바느질을 곧잘 하는 게 마냥 신기했다. 저 큰 바늘에 푹 찔리면 어쩌지, 실을 쭉 뽑다가 옆의 아이를 찌르면 어쩌지, 저 장난꾸러기가 바늘을 마구 휘두르면 어쩌지, 사실 나는 걱정이 많았다. 내가 보기엔 위태위태한데도 아이들은 편안한 표정으로 바늘을 푹 찔렀다가 콕 빼면서 열심히 바느질을 했다. 선생님도 긴장 제로였다. 심지어 어떤 아이가 “악, 찔렸어요” 했더니 선생님의 대답은 “아프지? 나도 찔려봤단다.” 대수롭지 않게 쓱 넘기는 거였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나도 찔려봤는데, 별거 아니야”하는 친구들이 있자 그 아이도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다시 바느질을 하기 시작했다. 결국 아무도 심각한 부상은 당하지 않았다. 나는 그동안 딸에게 바늘은 위험한 것이다, 라고 하면서 근처에도 못 오게 했었기 때문에 바느질을 잘 할까 걱정이 되었는데, 딸도 무난하게 바느질을 해내고 있었다. 그간의 과잉보호에 대해 반성했다. 생각하는 것보다 아이들은 뭐든 잘 해내는 것이다.

 

드릴, 핫 글루건, 바늘, 망치는 잠재적으로 위험한 도구들이다. 잘못 다루면 크게 다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충분히 스스로 조심해서 도구를 다룰 능력을 갖고 있다. 인간은 도구의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걸 미리 걱정하여 못하게 하면 아이들은 자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모른 채 아무 생각 없이 어른에 의존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내가 ‘야생의 창의성’이라고 부르는, 도구를 사용해서 직접 재료를 자르고, 붙이는 창의적인 행위들을 자연스럽게 성장시킬 기회가 차단된다. 그런 의미에서 딸이 나에게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미리 쨈 병뚜껑을 열어주고, 사과를 깎아주고, 조립식 책꽂이를 딸이 하교하기 전에 혼자 완성해서 “짠. 여기다 책을 꽂으렴” 했던 내 무지한 태도를 반성한다.

 

여담이지만 반성하고 나니 내 삶이 한결 편해졌다.

 

 

미국의 예술캠프3에서 계속됩니다.[클릭]

조윤경 (이화여대 교수, UCSB 교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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