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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교육

행복학교 이야기

창의인성교육 실천을 통해 행복학교를 만들어가는 전국의 우수 학교 사례를 소개합니다.    

  • 작성자크레존 담당자
  • 등록일2018.03.29
  • 조회수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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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커뮤니케이션, 발전하는 관계’
사람과 사람의 갈등 실타래는 어떻게 풀까?
“3번 고주애(가명)~” “안 왔어요, 선생님!” “음, 또 결석이군.” 연일 최고치를 갱신하는 찜통 더위와 싸우면서 학기말 고사를 준비하느라 교사와 학생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시기가 돌아왔다. 주애는 월요일에 자주 결석해서 ‘월요병’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주말마다 잦은 가출소동을 일으키고 소위 문제아(?)라는 꼬리표를 달고 산다. 학교에 머물 때보다 주말에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결합되어 학교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환경부적응 학생인 셈이다. 차라리 학교생활 부적응으로 인한 문제아이기만 하면 학교에서 상담지도는 수월한데 만약 문제어른(?)이 관련돼 있다면 훨씬 심각하다.

나는 학생상담지원 교사로서 학기말 업무로 힘들어 하며 담임 C교사가 건네 준 주애의 상담일지를 읽은 후, ‘좀 태만한 학생’이라고 생각하면서 주애에게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 같아 보이진 않다고 생각하면서 상담지도를 맡았다. 이대로 결석과 지각이 계속된다면 학년말에 출석미달로 중학교졸업 사정이 어려워 보이긴 했다. 그런데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치게 되었다. 주애가 ‘묵비권’을 철저히 행사하는 것이었다. 상담시간에 주애가 하는 일은 두 가지로써, 첫째는 TV 영화를 보는 것이고, 둘째는 음료수와 간식만 열심히 먹는 것이다. 물론 설문지 위에는 건성으로 몇 문장을 기록하고는 말없이 교실로 돌아가곤 했다. 더운 날씨에 주애가 원하는 것은 시원한 물과 음료수가 있는 상담실 안의 ‘냉장고’ 뿐인 듯해 보였다. 면대면 대화를 여러 번이나 실패하고 나니 인내심의 한계를 보는 듯 내가 먼저 지칠 지경이었다. 그래도 주애를 만날 때마다 폐쇄적인 내담자의 마음열기를 위한 그림퍼즐(수수께끼), 음악(노래 들려주기), 독서치료(시낭송) 등을 나름대로 실시했으나 주애의 그 ‘ 묵비권’을 해체시킬 수가 없었다.

그리고 우리가 기다리던 여름 방학이 시작된 것이다. 방학 휴가가 시작되었지만, 순간순간 떠오르는 주애 모습과 어두운 거리에서 방황한다는 소식으로 내 마음은 즐겁지가 않았다. 그 때 마침 ‘제93회 창의·인성교육 현장포럼 -새로워지는 공간, 발전하는 관계’에 참여해 달라는 문자를 받았다. 방학을 맞이하여 많은 신청자로 말미암아 포럼 참가 신청접수가 안 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참여해달라는 문자를 받으니 ‘갈등해소를 위한 특효약’이라도 구해 온다면 주애에게 작은 힘이라도 돼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매우 기뻤다. 살다가 방학 중 연수 참가가 이렇게 기쁠 수도 있다니 참으로 별일 아닌가.

드디어 창의·인성교육 현장포럼에 참가하는 날이다. 1부 주제 강연자는 ‘건축, 창조와 실행의 기술’의 양진석(와이그룹 대표)님인데 TV에서 ‘러브하우스’라는 프로에서 본 적은 있었지만 실제로 만나서 강연을 들으니 건축에 대한 문외한인 내가 ‘건축’이란 어색한 단어와 거리감이 좁혀지는 듯한 신기한 체험을 하였다.

주제 강연 중 “우리가 매일 가장 많이 보는 것이 사람이고, 그 다음이 건물이다. 그러나 둘 다 잘 모른다.”는 문장이 스크린에 펼쳐졌는데 정말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이었다. “건물은 짓는 게 아니다.”라는 말도 인공적·인위적으로 파괴되어 가는 자연구조와 섭리를 안타까워하는 말씀으로 내 마음에 와 닿았다. 건축물도 억지 춘향 노릇은 곤란하다는 말씀을 기저로 다양한 화면들이 스크린에 나타나고 사람이 쉴 수 있는 진정한 건축물이 더 많이 우리 주변에 채워지길 바라면서 1부 주제 강연은 끝이 났다.

워크숍3. 교실 속 갈등 관계 해결하기
강의는 전형준 단국대학교 분쟁해결연구센터 교수님께서 함께 하셨다. 먼저, 간단한 자기 소개로 강의가 진행되었는데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학교 현장에서 생활하면서 겪었거나 겪고 있는 일 때문에 ‘답답한 마음’을 안고 이 포럼에 참가했음을 알 수 있었다. 예를 들면 “교직 경력 20여 년이 넘었는데 초등학교 6학년생들과 관계가 매끄럽지 못해서 가슴이 답답하다.”는 A교사, “아침 첫 수업에 두 발을 자기 책상 위에 올려놓은 중학교 2학년생을 보며 울컥하는 마음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해야 된다.”는 B교사, “또래 학생들끼리의 갈등이 대립하는 양상을 무수히 보면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는 C교사 등 선생님들의 신세 한탄 같은 포럼 참여동기 소개를 마치고 참여자들의 폭소와 함께 교수님의 강의는 시작되었다.

전형준 교수님은 ‘갈등의 해소와 예방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제목으로 준비해 온 영상을 보여 주면서, 갈등의 개념을 먼저 상세히 설명했다. 갈등은 당사자들 간의 상호 의존성, 즉 상대의 일을 되도록 하거나 안 되도록 만들 가능성이 있거나, 서로 간의 입장이 대립하고 있음을 인식하거나, 당사자들 간에 어떤 상호작용이 있으면 ‘갈등’ 상황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입장의 대립각이 있을때만 서로 ‘갈등’한다고 여겨왔는데 상호 의존성과 상호 작용성이 있는 경우도 갈등 상황으로 본다면 우리 사는 세상에서 ‘갈등’ 아닌 게 없어 보인다. 아무튼 좀 더 깊고 넓은 ‘갈등’의 개념을 이해하고 모든 문제는 해결 방안이 있다는 교수님의 강의를 경청하기로 했다.

갈등의 해소를 위한 세 가지 방법으로 첫째, 힘에 의한 해결 방법인데 예컨대 밀어붙이기, 강요하기, 상위 권력에 호소하기, 다수의 힘을 동원하기 등이다. 둘째, 권리에 의한 해결 방법으로 소송하기와 민원제기이다. 셋째, 대화에 의한 해결 방법으로 협상하기와 제3자 개입하기인데 중립적 개입으로는 조정과 중재, 한쪽 편을 들어주기로는 컨설팅과 코칭이 있다. 이 중에서 우리는 셋째, 대화로 해결하는 방법을 선택해서 비난에 대응하는 네 가지 방법과 더 나은 공감을 위한 세 가지 방법을 이해하고 비난 대응법과 더 나은 공감법을 2인 1조로 실전 연습을 해 보았다.

비난 대응의 네 가지 방법
첫째, 듣는 이가 자기 자신의 탓으로 돌림 :“내가 좀 더 잘했어야 했어.”
둘째, 듣는 이가 상대방의 탓으로 돌림 :“당신은 그런 말할 자격이 없어.”
셋째, I-message 중심으로 자기감정을 표현하고 왜 그런지 배경 욕구를 표현함 :“지금 하시는 말씀을 들으니 제 마음이 ( )하네요.
그동안 ( )했는데 ( )인 듯합니다.”
넷째, 상대방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그 느낌과 욕구를 예측하고, 그에 대해 이야기를 함 :“지금 ( )한 것이 중요한데그에 대해 ( )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이상의 네 가지 방법을 이해하고 2인 1조로 팀을 만들어서 다양한 실제 현장에서 일어나는 갈등 상황을 통해 비난대응법을 활용해보는 연습시간을 가졌던 것이 학교 현장에 돌아와서 큰 도움이 되었다. 교실에서 또래집단에서 발생하는 의견차이나 대립 갈등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활용해 보면 어떨까? 학교 사회의 한 예를 들면 A교사가 교감 결재까지 거친 사안에 대해서 교장이 개인 의견을 첨부할 것을 요구하면서 결재 내용을 변경할 것을 강력하게 요청했을 때, 현장 갈등해소법으로 첫째로는 A교사의 순응적 자세, 둘째는 A교사의 공격적 자세, 셋째는 A교사의 자기 입장을 전달하는 자세, 넷째는 A교사가 교장의 입장을 읽고 서로의 입장과 이해 관심사를 구분 짓게 하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다.

A교사는 네 가지 커뮤니케이션의 활용을 통해 좀 더 발전하는 인간관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즉, 만약 A교사가 첫 번째의 순응적 자세를 제외한 다른 대응법을 선택한다면 그 결과로 물리적인 힘이나 권력 행사로 인한 차등 대우가 있거나 부조리한 현실에 처하는 상황이 일어날지라도 합리적인 커뮤니케이션 대응법을 현실에서 부닥치는 갈등상황에서 실천에 옮겨 보는 것이 ‘발전하는 관계’를 지향하는 데 큰 힘이 된다는 교수님 강의에 공감하였다. 교수님 수업의 끝 부분에서 배운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간 관계의 더 나은 공감을 위한 방법
첫째, 상대의 말이 질문이라 생각하고 대답하기
둘째, 상대의 말이 신세한탄이라 생각하고 동정하기(경청)
셋째, 상대의 말이 문제 해결 상담이라 생각하고 조언하기가 일반적인 공감 방법
넷째, 상대가 대화를 하기 위한 말이라 생각하고 맞장구치기
다섯째, 상대가 욕구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말이라 생각하고 상대방의 느낌과 욕구를 추측하며 언급하기
여섯째, 상대가 무의식적으로 부탁하기
주애와 함께 한 ‘서로의 입장과 이해관심사 구분하기’
다시 개학을 맞이하고 2학기가 시작되었다. 달라진 것은 아이들의 쑥쑥 자란 키와 길어진 머리카락만은 아닐 것이다. 여행을 다녀 온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와 여러 가지 이야기들 속에 주애가 아빠와의 불화가 더 심해져서 행방이 묘연하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는 그 와중에 올 여름방학에 참가한 포럼에서 열심히 배운 더 나은 공감법을 가지고 주애와 제대로 된 ‘만남’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 내가 묻지 말고, 주애가 묻는 말에만 대답하기

- 내가 이야기하지 말고, 주애가 이야기하면 오로지 경청하기

- 잘난 척, 모든 걸 아는 척하면서 주애에게 조언하지 말기

- 어떤 말이라도 주애의 말에 맞장구치기

- 어떤 상황일지라도 주애의 느낌과 욕구를 추측해서 언급하기(리액션)

- 어떤 부탁일지라도(무의식적 포함) 직·간접적으로 대답하기

내가 지금까지 가진 주애를 향한 부담스러운 관심과 사사건건 질문하기는 던져버리고 더 나은 공감법으로 주애를 만나고 싶다. 며칠 동안 학교 결석하고 집 밖에서 방황하는 주애에게 문자를 보냈다. 주애는 나에게 자기를 정말 도와줄 수 있냐고 말했다. 자기와의 약속을 끝까지 지킬 수 있냐고도 물었다. 나는 주애와의 약속을 지킬 것을 약속했다(주애와의 약속이므로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다시 등교한 주애와 빠르게 상황이 호전(?)되어 우리는 서로 대화하는 관계로 발전하였다. 주애의 독서노트를 보고 내가 준비한 곰인형 덕분인 듯(곰인형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다른 친구를 통해 주애에게 전달한 적 있음). ‘욕설과 폭력을 행사하는 아빠가 싫은 주애/집안일(가게)을 돕지 않고 사고뭉치인 딸이 싫은 아빠’의 갈등 해소 방법으로는 ‘입장과 이해관심사 구분하기’이다. 나는 이제야 모든 의문과 해답이 또렷이 떠올랐다. 교수님과 수업에서 고가품의 스마트폰을 사달라는 딸과 거절하는 엄마의 갈등 해소 방법으로 ‘입장과 이해관심사 구분하기’를 2인 1조로 토의식 수업을 했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그래서 나는 ‘입장과 이해관심사 구분하기’를 주애와 아빠의 입장에서 서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작성해 보게 하였다.
주애 아빠는 ‘자기 자신의 탓’은 생각할 줄 모르고 오로지 ‘상대방 탓’으로 비난 대응을 하면서 자신의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다. 그러한 삶의 태도가 어린 딸에게 힘과 폭력으로 자신 욕구불만을 해소하며 살아 온 것이다. 그러나 어린 딸 주애는 더 이상 폭력을 참지 않는 ‘청소년’이 된 줄도 모르는 무관심한 아빠인 셈이다. 주애는 아빠가 자꾸 욕설과 폭력을 쓰니까 욕먹지 않고 매맞지 않으려고 집을 나가버린다(가출이유)고 하고, 아빠는 주애가 집을 나가서 사고를 치니까 집으로 데려와서 체벌을 한다(가정폭력이유)는 것이다.

상황이 어찌됐든 어른(부모)이 아이(자녀)와 싸우는 것은 비윤리적이며 공평하지도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상대방의 탓으로 갈등 대립하고 있는 부녀지간이므로 ‘입장과 이해관심사 구분하기’로 합리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해보면 좋을 것 같아서 대강의 내용과 방법을 주애에게 설명해 주었다. 빈 종이에 가득 채워진 ‘부녀지간’의 협상안은 다음과 같다. 아빠의 생각과 주애의 생각을 써 보자.
<서로의 입장과 이해관심사 구분하기/발전하는 관계 형성 커뮤니케이션>
작성자 : 아빠&고주애
행복한 커뮤니케이션, 새롭게 발전하는 인간관계
어느덧 중학교 졸업을 앞두고 주애는 많이 달라졌다. “우리 아빠가 달라졌고 저도 달라졌어요. 선생님, 약속을 지키주셔서 감사해요.” 천진난만하게 웃는 주애의 모습이 참 보기 좋다. 사람은 누구나 변한다는 말처럼 아빠와의 갈등 해소 노력으로 주애는 정말 눈부시게 밝은 아이로 모든 게 달라졌다. 아빠와의 깊은 갈등이 해소 되면서 학교에서도 수업 참여 자세가 좋아지고 성적도 향상되었다. 어릴 적부터 꿈꿔온 주애의 진로와 적성에도 알맞은 상급 학교에 최종 합격까지 했다. 요즘은 학교 도서실에 자주 와서 책을 빌리고 다 읽은 후 학교 독서 기록 노트에 자신의 꿈을 메모해 두고 간다.

‘주애야, 약속 꼭 지킬게!’

우리 사는 세상에서 ‘행복한 커뮤니케이션, 발전하는 관계’가 필요하지 않는 곳은 없으므로 창의·인성교육 현장포럼에서 계속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치고 지식의 향연에 우리를 초대해 주기를 기대한다.

배 상 임 (성의여자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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