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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교육

창의교육 이야기

권역별 창의인성교육 거점센터의 활동성과 및 학교 현장의 교수학습법과 미래의 유망직업을 소개합니다. 

  • 작성자크레존
  • 등록일2021.09.10
  • 조회수95

 

 

최근 우리 사회는 급속한 과학기술로 인한 여러 쟁점들에 직면하고 있다. 지금도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그 부작용이 가져올 수 있는 위험에 대해 염려하고 있다. 지난 몇 년만 돌아보더라도 가습기 살균제 및 살충제 계란 사건, 라돈 침대, 생리대 접착제 안전성 논란, 원자력 발전소 사고,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 등 셀 수 없이 많은 쟁점들이 우리를 위협해 왔다.

과학교육 분야에서는 과학기술로 인해 야기되는 쟁점들을 ‘과학기술관련 사회쟁점’, 영어로는 Socioscientific Issues (SSI)라고 부른다. 최근에는 북미와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SSI 교육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SSI 교육을 위한 교수방법은 다양하다. 쟁점에 대한 토의·토론, 역할극, 자료 조사 활동, 사례 조사 등 학생 중심 수업 방법으로 소개되는 전략들은 모두 적용해볼 수 있다.

SSI 교육은 지속 가능 교육이나 시민교육, 인성교육과도 잘 연계된다. SSI 교육은 학생들이 현대 과학기술사회의 시민으로서 환경과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다. 또한 생활 속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쟁점들에 관심을 갖고, 쟁점 해결을 위해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역량과 인성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취지에서, SSI 교육을 실행할 수 있는 교수방법의 하나인 ENACT 프로젝트를 소개하고자 한다. 과학 관련 과제 연구나 동아리 활동을 운영하고자 하는 교사들에게는 특히 시도해볼 만한 좋은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NACT 프로젝트는 첨단 과학기술과 관련한 사회쟁점에 관심을 갖고 쟁점을 해결해보는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사회적 책임감을 함양해주는 교육프로그램이다. “ENACT”라는 단어는 ENACT 프로젝트 모형의 다섯 단계를 지칭하는 영어 단어의 첫 글자를 딴 것으로, 단어 뜻 그대로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책임감 있는 실천”을 강조한다. ENACT 모형은 1) 쟁점발견(Engage in SSIs), 2) 쟁점탐색(Navigate SSIs), 3) 미래상황 예측(Anticipate consequences), 4) 과학·기술·공학적 쟁점해결(Conduct scientific and engineering practice), 5) 사회적 실천(Take action)의 다섯 단계로 진행된다.

[그림 1] ENACT 모형의 단계
(출처 : ENACT 프로젝트 홈페이지 http://enactproject.com)

ENACT 모형은 과학기술 관련 사회쟁점 교육과 과학·기술·공학교육 분야의 문제해결방법을 연결 지음으로써, 기존의 사회문제 해결형 교육에 비해 과학기술의 본성에 대한 이해를 더욱 강조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림 1]과 같이 ENACT 모형은 두 개의 Cycle로 구성되어 있다. Cycle I은 SSI를 다양한 각도에서 탐색하는 과정을 통해 과학기술의 본성을 이해하도록 한다. Cycle II는 과학·기술·공학적 지식과 기술을 활용하여 문제를 직접 해결해보고 그 결과를 지역사회와 공유하고 실천에 옮기는 과정을 나타낸다. 즉, 과학기술의 본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문제 해결을 강조함으로써, 단순한 기술적 해결이 아닌 사회적으로 책임감 있는 실천이 되도록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Cycle I과 Cycle II는 양방향으로 연결되어 있어, 이해와 실천이 함께 진행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ENACT 프로젝트는 [그림 2]와 같이 5단계에 따라 진행된다. 각 단계의 특징과 함께, 실제 학생들이 수행했던 ‘식물 외래종 유입에 의한 생물다양성 감소 해결’이라는 주제의 ENACT 프로젝트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외래종 유입이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과 그 심각성은 미디어를 통해 자주 보도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 주변에 어떤 종류의 외래종이 얼마나 많이 서식하고 있는지, 그 외래종이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 그 위험성은 크게 염려할 만큼 심각한 수준인지 등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이 질문으로부터 ENACT 프로젝트가 시작하였다.

[그림 2] ENACT 프로젝트의 각 단계별 수행내용
(출처 : ENACT 프로젝트 홈페이지 http://enactproject.com)

쟁점발견 단계는 학생들이 관심 있는 과학기술과 관련된 쟁점에 관심을 갖고 찾아보는 단계이다. 쟁점을 발견할 때 본인이 관심 있거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된 것을 선정하면, 쟁점을 이해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더 높아질 수 있다. 평소에 관심 있었던 과학기술이나 쟁점에 대해 찾아보면서, 무엇이 가장 핵심적인 쟁점인지 찾아보면 된다.

[그림 3]
(출처 : 이현주 교수 강의자료)

[사례] 모둠원들은 외래종과 관련된 본인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한 학생은 집 근처 저수지에 외래종 연잎의 개체수가 너무 늘어나 부모님과 함께 제거하는 작업을 해본 적이 있다고 이야기했고, 다른 학생은 매미나방이나 애벌레 같은 외래종을 잡으러 다니는 사람들에 대한 영상을 봤던 경험을 말했다. 모둠원들은 인터넷으로 외래종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함께 찾아보고, 외래종 관련된 기사와 영상도 보면서 외래종 문제의 심각성을 조금씩 알아갔다. 뿐만 아니라 동물에 비해 식물 외래종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더 저조하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모둠원들은 시민들이 우리 주변에 어떤 외래종이 얼마나 분포하고 있는지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시발점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림 4]
(출처 : 이현주 교수 강의자료)

쟁점탐색 단계는 관심 있는 쟁점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탐색해보는 단계이다. 이해관계자 맵을 그려보면 쟁점탐색 단계를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해관계자는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받는 다양한 관계자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이나 식물, 해양, 토양, 대기 등 다양한 환경도 포함될 수 있으며, 개인이나 집단이 될 수도 있다.

[사례] 모둠원들은 외래종과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을 생각해보았다. 먼저, 환경, 대중, 정부, 1차 산업 종사자를 크게 이해관계자 지도에 그려 넣고, 각 이해관계자로부터 꼬리에 꼬리를 물어 적어나갔다. 예를 들어, 1차 산업 종사자들이 받은 피해가 이들과 연결된 소비자와 판매 및 유통업자 모두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지권, 수권, 생물권 등 생태계 전반에도 영향을 미쳐 생태계 파괴 위험과 환경오염 등의 문제를 초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모둠원들은 함께 이해관계자 지도를 그리면서 생물 다양성 감소가 여러 이해관계자와 연결되어 서로 피해를 주고받을 수 있음을 확인했다.

미래상황 예측 단계는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과학기술의 사회적 영향 및 잠재적 위험요소를 예측해봄으로써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 보는 단계다. 학생들은 이 단계에서 과학기술의 발달이 지속될 경우 발생하게 될 객관적 미래 상황을 정확히 예측해본다기보다는 해당 과학기술의 바람직한 발전 방향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고, 그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을 생각해보게 된다.

[그림 5]
(출처 : 이현주 교수 강의자료)

이 과정에서 퓨처스휠과 시나리오 기법을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퓨처스휠은 휠의 가운데에 해당 기술 또는 주요 주제어를 두고 1차, 2차, 3차 수레바퀴를 그려나가면서 해당 기술(또는 쟁점)이 1차, 2차, 3차로 미칠 수 있는 파급효과를 시각화하는 방법으로, 학생들이 미래에 대한 단계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시나리오 기법은 현재 쟁점이 해결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될 때 발생할 수 있는 미래와 우리의 노력으로 개선해나갈 때 바람직하게 펼쳐질 미래에 대해 글로 표현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학생들은 두 미래상황의 차이를 보면서 이 차이를 줄이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실천 방안을 생각해보게 된다.

[사례] 외래종이 계속 늘어난다면 앞으로 10-20년 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리가 지금부터라도 외래종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면 10-20년 후에는 어떤 변화가 나타날까? 우선 모둠원들은 외래종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았을 때 펼쳐질 수 있는 미래의 모습을 퓨처스휠을 활용하여 그려보았다. 모둠원들은 1차적으로 땅속 수분 감소, 수권 생태계 파괴 등을 생각해냈고, 2차, 3차로 확산되면서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들을 생각해보았다. 모둠원들은 퓨처스휠을 바탕으로 두 개의 시나리오를 작성해보면서, 앞으로 벌어질 수 있는 부정적인 미래와 바람직한 미래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다면 외래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모둠원들은 가장 먼저 일반인들이 외래종을 식별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외래종과 국내종을 구분할 수 있어야 생활 주변에서 실제로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공학적 쟁점해결 단계는 학생들이 쟁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는 단계이다. 쟁점해결은 과학적 탐구뿐만 아니라 기술·공학적 설계, 사회과학적 접근도 가능하다. 해결방안을 효과적으로 제시하기 위해서는 해결할 문제를 정확히 규명하고, 발산적으로 아이디어를 내보며, 어떤 아이디어가 더 좋은지 평가해보는 과정이 효과적이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를 구현해 내기 위해 다양한 집단의 사람들에게 의견을 수렴할 수도 있다.

[사례] 비전문가가 외래종과 국내종을 쉽게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해서, 최근 소개된 ‘티쳐블머신’이라는 인공지능기반 앱을 활용해보기로 했다. 티쳐블머신은 사용자가 직접 데이터 클래스를 분류해 사진을 입력한 후 AI가 데이터를 학습하도록 하면, 새로운 데이터를 입력했을 때 분류해주는 AI 모형을 만들 수 있다. 제일 먼저 서울시 지정 생태계 교란 위해 식물종으로 선정된 6가지 외래종인 가시박, 가시상추, 단풍잎돼지풀, 돼지풀, 환삼덩굴, 서양등골나물로부터 시작했다.

첫 번째 시도로 만든 AI 모형에 새로운 데이터를 넣었더니 외래종 6종과 전혀 다르게 생긴 국내종도 외래종으로 판별되는 오류가 계속 발생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래종과 비슷하게 생긴 국내종 11개를 선정하였다. 새로운 클래스를 만들고 각 클래스에 60-100개 사이의 이미지 데이터를 입력해 학습시킨 후 유사하게 생긴 국내종을 식별해낼 수 있도록 보완해보았다. 또 학습에 사용된 데이터를 다시 검토해서 각 클래스에 보다 정확한 데이터가 입력되도록 했다. 사진을 추가함에 따라 달라지는 분류 비율을 지속적으로 체크했고, 클래스에 잘못 입력된 사진이나 여러 식물이 동시에 나와 있는 사진 데이터는 삭제했다. 하나의 식물을 여러 각도에서 찍은 사진, 표본의 다양성을 위해 직접 찍은 사진도 추가해서 판별 프로그램의 정확성을 높이려고 노력했다. 점점 AI 모형의 분류 능력이 향상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 6] 학생들이 만든 인공지능모형(Teachable Machine 활용)

사회적 실천 단계는 도출한 해결방안을 동료, 지역사회 등과 공유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 발전을 위해 다양한 방식의 참여와 실천을 수행하는 단계이다. 실천의 경험은 학생들이 사회적 책임감과 그들의 역할에 대해 반성적 고찰을 하게 되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사회적 실천의 방법은 다양하다. 해결방안을 지역사회 주민들과 함께 실행해보거나 유튜브나 브로슈어 등을 제작해 홍보하는 방법도 있다. 친구들과 문제 해결을 위한 챌린지를 이어나갈 수도 있다.

[사례] 모둠원들은 인공지능 모형을 이용해서 다른 친구들과 생태지도를 만들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시민과학자처럼 AI 모형을 이용해서 친구들과 학교 주변을 돌아다니며 함께 외래종을 찾고, 찾은 사진을 함께 공유해보고 싶었다. 외래종을 찾아보는 작은 참여 경험이 친구들의 외래종에 대한 생각을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우선 프로젝트 참여 방법 및 QR코드, 티쳐블 머신에 대한 설명, 외래종 6종에 대한 설명, 외래종 발견 및 제거의 의의 등이 담긴 브로슈어를 작성해서 친구들에게 나눠주고, SNS를 통해 공유하였다. 프로젝트 참여를 원하는 친구들은 QR코드를 통해 AI 모형을 다운로드 받아 국내종 및 외래종을 판별해본 다음, 그 결과를 패들릿에 업로드하도록 했다. 패들릿에 업로드할 때는 외래종의 사진, 발견한 위치, 티쳐블 머신상의 판별 결과를 함께 적어보도록 했다. 친구들의 참여가 늘어가는 것을 보면서 외래종에 대한 커뮤니티 맵핑으로 확대할 수 있는 방안도 생각해보았다.

[그림 7] 학생들이 만든 브로슈어와 홍보활동

ENACT 프로젝트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ENACT 프로젝트 홈페이지(https://enactproject.com/)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비대면 상황에서도 프로젝트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온라인 워크스페이스도 탑재하고 있다. 전국의 중·고등학교로 ENACT 프로젝트가 확산되어, 우리 모두의 작은 실천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사회로 한 걸음 더 나아가길 기대해본다.

[그림 8] ENACT 프로젝트 홈페이지와 온라인 워크스페이스
(출처 : ENACT 프로젝트 홈페이지 http://enactproject.com)
이 현 주 (이화여대 과학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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