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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교육

정보문화 이야기

  • 작성자크레존
  • 등록일2019.08.22
  • 조회수84

얼마 전 모임에서 만난 분은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분이었습니다. 마침 학점 처리 기간이라 학생으로부터 학점 문의가 많이 온다는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그 분은 카카오톡은 계정만 가지고 있고, 사용을 하지 않으시는 분이라 카카오톡으로 보내는 메시지는 읽지 못한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학생으로부터 종종 오해를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학생(특히 지도학생)들이 문자 메시지로만 응답하는 자신에게 불만을 가지는 것은 알지만 앞으로도 카카오톡은 사용하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말이 끝나자 다른 분도 저마다 고객이나 직장 상사가 주말이나 밤늦은 시간에 상관없이 카카오톡으로 업무에 관한 문의를 해서 불편했던 경험을 털어 놓았지요.

 

카카오톡 얘기를 하니 카카오톡과 저의 첫 만남이 떠오릅니다. 2010년 가을 저는 모토로라에서 출시한 ‘모토글램’을 구입하여 카카오톡을 설치했습니다. 곧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늘긴 했습니다만, 데이터 요금제를 쓰는 이들만의 전유물이기도 했습니다. 2011년경만 해도 친한 친구가 카톡을 쓰지 않아 불편하게 문자를 보내다가 문자 요금이 가랑비에 옷 젖듯 엄청나게 나온 적도 있었지요. 어쨌든 카카오톡은 그때만 해도 단순한 모바일 메신저였습니다.

 

그런데 그 모바일 메신저가 이제는 대중적으로 너무나 알려져 일종의 고유명사 취급 받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카카오톡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2018년 기준 4350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거의 우리나라 인구수에 육박하는 숫자죠. 메신저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틀어 이용 시간도 가장 길다고 하네요. 앱 분석 서비스 업체 와이즈앱이 4월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 세대별 사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한 달간 총 222억 분으로 동영상 시청 앱인 유튜브(388억 분)에 이어 한국인이 오래 사용하는 앱 2위로 나타났습니다.

 

이용자 수가 우리나라 인구에 육박한다고 해도 카카오톡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분명히 있습니다. 스마트폰 자체를 쓰지 않아서 그런 분도 있을 것이고, 또 개인적인 이유로 카카오톡을 쓰지 않기로 선택한 분도 계시겠지요. 그리고 사적인 관계에서는 카카오톡을 사용하지만 공적인 업무에서는 카카오톡을 사용하지 않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유를 들어보니 문자메시지는 전화를 사용하는 사람은 누구나 사용하기 때문에 그냥 연락할 수 있지만, 카카오톡은 프로그램의 사용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었죠. 한편으로는 카카오톡에서는 대화의 수발신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대화를 계속 이어나가야 하고 바쁠 때는 언제 대화를 마무리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며 불편을 호소하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저는 한 가지 흥미로운 생각이 떠올랐어요. 카카오톡을 둘러싼 불편함의 본질은 카톡이 누구(나와 친분이 없는 사람)한테서 오느냐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이전에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눈 경험이 없거나 전화 통화를 하지 않은 대상에게 먼저 카카오톡을 보내고 받는 것에 대해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그리고 문자 메시지와 카카오톡을 대하는 사람들의 생각에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 되었지만, 빅데이터 시대를 살아가는 저는 주변 사람들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한 설문을 즉각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그림 1] G모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설문 포맷

이와 같은 설문을 아이러니하게도 카카오톡의 단체 채팅방을 통해 낯선 이들에게 부탁 드렸고(그래도 개인 카톡은 안 보냈습니다), 페이스북과 같은 제 개인 SNS를 통해서 홍보했습니다. 순식간에 많은 데이터가 쌓였고 저는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지요.

 

그럼 설문 데이터가 모이는 동안 이야기를 더 진행해봅시다. 문자 메시지에 비해서 카톡이 지닌 독보적인 장점은 바로 영상 전송 기능입니다. 문자메시지는 영상을 일일이 등록하는 불편함과 문자메시지 건당 비용이 청구된다는 점, 심지어 그렇게 보낸 사진은 문자메시지 특유의 이미지 처리 방식 때문에 화질이 나쁘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에 비해서 카카오톡은 무선 인터넷이 있는 곳에서는 쉽고 빠르게 고품질의 영상을 주고받을 수 있지요. 어디 그 뿐일까요? 여러 명에게 동시에 이야기를 하거나 사진을 공유할 때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의 속도를 따라올 수가 없습니다. 이런 저런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생각에서 카톡이 만능 메신저가 아닌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카카오톡은 연락처를 가지고 있으면 자동으로 친구로 등록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가 나를 친구로 등록했는지 알 수 없다는 점과 개인적인 사진과 프로필이 공개되어 사생활 노출이 심하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친한 사람들에게만 보여주고 싶은 사진을 프로필에 올렸는데 택배 기사나 일 관계로 연락처를 주고받은 사람, 같은 모임에 속한 회원이라는 이유로 프로필이 공개된다는 것은 꺼림칙하다는 것이죠. 실제로 고객들을 자주 응대하는 직종의 사람들은 카카오톡 때문에 업무용 핸드폰 번호를 따로 만들기도 한답니다. 카카오톡 프로필이 바뀌면 어김없이 날아오는 연락 때문이지요.
“어머, 선생님 필리핀 갔다 오셨나 봐요?”

 

카카오톡의 주요 기능인 단체 채팅방의 경우를 한번 볼까요? 많은 사람이 모인 단체 채팅방은 카카오톡의 장점을 다양하게 보여줍니다. 쉽게 모이기 힘든 많은 인원이 온라인에서 원활하게 회의를 진행할 수도 있고, 모임 날짜나 장소에 대한 설문조사도 한 번에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일이 문자메시지를 이용하지 않고도 공지나 알림을 전달할 수 있으며 사진이나 파일 전송도 각자가 원하는 파일만 골라 받을 수 있다는 점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든 장점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빛이 밝을 수록 그림자도 진한 법. 많은 순기능에는 역기능이 따라옵니다.

 

가령, 열 명 이상의 구성원이 있는 단체 채팅방의 경우 한 시간만 확인을 하지 못하면 수십 개, 또는 수백 개의 메시지가 올라와 있습니다. 그 중에는 정말 필요하고 중요한 정보도 있지만 이모티콘이나 초성체로만 이루어진 의미 없는 대화나 나와는 전혀 상관 없는 메시지 행렬이 이어지기도 합니다. 사실 아무리 필요하고 중요한 정보가 있다고 한들, 그 정보가 진흙 속에 묻혀있으면, 진흙을 덜어내는 피로도 때문에라도 정보의 가치가 뚝 떨어지게 되지요. 그래서 대개 단체 채팅방의 알림을 꺼놓는다는 분들이 많으시고, 단체 채팅방의 메시지는 공해라 여기는 경우도 많이 보았습니다.

 

이런 일도 있습니다. 어떤 중학생은 학급에서 카카오톡을 쓰지 않는 유일한 학생이었는데, 현장 체험 학습 집결 시간이 바뀐 것을 반장이 반 단체 채팅방에만 전송해서 변경된 시간을 알지 못했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단체 채팅방을 선호하는 것은 개별적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카톡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의 경우에 단체 채팅방으로 온 메시지를 확인하지 못해 중요한 전달사항을 놓친 경우 미확인의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 것일까요? 단체 채팅방으로 보내는 메시지는 누가 확인을 했고 누가 확인 하지 않았는지 알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런 오해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카카오톡 대화명에 ‘카톡 사용 안 합니다. 카톡에는 답장을 하지 않습니다.’라는 대화명을 카카오톡 프로필에 적는 경우도 있습니다.

 

요금과 관련해서도 이야기 할 것은 많습니다. 많은 분이 문자메시지의 경우 요금이 건당 청구되고 카카오톡의 경우는 와이파이 환경에서는 무료라는 장점 때문에 카카오톡을 선호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공식적인 업무 환경에서는 오히려 요금을 내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정중한 태도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문자메시지는 요금이 청구되기 때문에 보다 신중하게 보내는 반면에, 카카오톡은 무료이기 때문에 수십 개, 수백 개를 보낼 때도 자신이 그렇게 많은 메시지를 보낸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문자메시지에 비해서 예의를 차리지 못할 때가 많고 다른 사람에게 전송해야 할 메시지를 실수로 전송하는 일도 부지기수라고 합니다.

 

이와 같은 관점대로라면 예의는 신중함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그렇다면 우리는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보낼 때 적어도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의 번거로움 정도에 해당하는 완충장치는 스스로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바로 한 번 더 생각하고 확인하고 보내는 것이죠. 누구나 알고 있지만 잊고 있는 사실 중 하나는 바로 ‘인터넷은 영원하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에 남긴 무언가는 아날로그 시대와는 다르게 지구 반대편 어느 서버의 디스크에 기록되어 있을지도 모르며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지요. 내가 이 순간 남긴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페이스북 댓글, 트위터 멘션은 단순히 받는 사람의 기억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 계속 남아 있을 것입니다. 영원히.

 

정보윤리와 관련하여 우리는 늘 악성 댓글이나 사이버 명예훼손, 사생활 침해와 같은 범죄와 관련된 무거운 주제를 먼저 떠올리곤 합니다. 네, 맞습니다. 그것은 무척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고, 온라인에서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새로 만나게 되는 사람과의 대화를 온라인에서 시작하게 되는 일도 많아졌습니다. 어떤 사람들과는 대면 만남을 전혀 하지 않은 채로 문자나 메신저로만 대화하는 일이 있으며, 그런 상황은 앞으로 더 늘어나겠죠. 윤리를 생각할 때 우리가 범죄를 먼저 떠올리기보다는 기본적인 인사예절이나 식사예법을 배우듯이 온라인 대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시기에 우리는 어떤 윤리를 먼저 떠올려야 할까요?

 

사람과의 소통의 시작점인 온라인상의 대화가 어떻게 시작되는지, 그리고 문자 메시지와 카카오톡 같은 통신 수단을 얼굴을 마주하고 나누는 대화나 전화 통화와 같다고 생각하는지, 다르다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사람에 따라 카카오톡이나 문자로 대화를 시작하는 것에 있어 어디까지를 예의라고 생각하는지가 지금 인터넷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결정해야 할 문제입니다.

 

클라이브 톰슨이 쓴 책 <생각은 죽지 않는다>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옵니다.
“문화는 우리가 사는 환경의 산물이며, 우리의 생각은 우리가 사는 시대의 기술적 지식, 즉 교양 있는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와 그들이 공유하는 정보와 기술 등에 깊은 영향을 받는다.”

 

시대나 상황이 달라지면서 예절에 대한 생각은 계속 바뀔 것입니다. 익명성과 개방성이라는 두 가지 동력을 바탕으로 폭발적으로 확장되는 인터넷 시대에는 더욱 그렇지요. 과거에 예절이었던 것이 지금은 구태의연한 것이 되고, 심지어 특정 사이트에서만 통용되는 예절도 심심찮게 등장합니다. 기존에는 우리가 교류하는 사람의 나이나 성별, 직업에 따라 받아들이는 예절을 다르게 적용했지만, 익명을 전제한 온라인에서는 어떤 것이 보편 타당한 예절로 자리매김할까요? 과연 그런 것이 존재할까요? 하지만 매너란 예절을 포함한 상대방에 대한 배려라는 점을 기억한다면 해법은 간단할 것 같습니다. 단 하나 변하지 않는 사실은 ‘내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라.’라는 성경의 불문율이 아닐까요?

 

아, 그나저나 설문조사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요? 그 전에 윤리적인 관점에서 설문조사 결과를 제가 이 글에 써도 되는 걸까요? 데이터와 정보윤리를 바탕으로 한 번 생각해보시기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 참고자료

김 도 용 (인천석정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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