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전체메뉴

고객센터 02-559-3929 평일 09~18시 점심 12~13시 (주말, 공휴일 휴무)
창의교육

해외창의 이야기

해외 창의‧인성교육 관련 최신 전문 지식 및 교육 정보를 제공합니다. 

  • 작성자크레존 담당자
  • 등록일2019.06.11
  • 조회수944

 

거의 일 년 만에 한국을 방문해보니, 세계보건기구(WHO)가 질환을 정의하는 열한 번째 ICD(the 11th revision of the International Statistic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and Related Health Problems)에서 ‘게임중독장애’가 포함된 것에 대해 결과의 수용 여부를 두고 열기가 뜨거운 듯하다. 나는 게임도 잘 모르고 중독도 잘 모른다. 잘 모른다는 말은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라는 뜻이다. 수 십 년 인생을 바쳐서 ‘게임이 인간의 행동과 감정 및 생각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를 연구하는 사람도 아니며, 어떤 메커니즘이 중독인지를 정의하고 중독이라고 말할 수 있는 기준을 연구하는 학자가 아님을 분명히 밝히며, 그들의 전문성과 권위를 무시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러나 대중문화와 창의를 사랑하는 미래의 정신 건강 심리학자 (mental health psychologist)로서, 상식적이고 논리적인 접근으로 게임과 창의의 공통점을 곰곰이 생각해 보고자 이 글을 쓴다. 그래서 이 글을 읽는 독자 생각이 무척 궁금하고 많은 의견과 답글도 보고 싶다.

창의력과 게임의 공통점
1. 창의적인 사람은 정신병 기질이 있다?!
‘창의 = 정신병’과 같은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서양에는 꽤 많이 있다. 그래서 맨 정신에 미치지 않고 창의적일 수 없다고 생각하는 예술가도 종종 있다. 이런 현상을 예술가뿐만 아니라 창의 학계에서도 궁금이 여겼고 창의성과 정신병의 관련성은 뜨거운 연구 소재가 되어 왔다. 언뜻 생각을 해 봐도 정신병과 창의성 사이의 관련성이 전혀 말이 안 되는 것 같진 않다. 추리 소설이나 괴기스러운 글로 유명한 미국의 작가, 에드가 앨런 포 그리고 네덜란드 출신의 인상파 화가인 반 고흐를 한국인도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으니까 말이다. 물론, 천재적 창의성을 보인 위인 중에서 몇몇은 정신병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사실, 주의력 결핍 장애나 양극성 장애와 같은 증세가 창의성이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는 연구도 있다.
하지만 위대한 창의성이 정신병의 원인이 될 수도 없고, 정신병이 있기 때문에 창의적이라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게다가 몇몇 연구는 일상생활에서 다양하게 나타나는 창의성 (everyday creativity예: 정원 가꾸기, 블로그 관리하기 및 취미로 음악 만들기)은 풍부한 감성 지수(EQ)나 사회성과 관련이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여기에서 드는 궁금점은 ‘서양의 대중문화에서 창의성의 부정적 측면이 긍정적 측면보다 더 부각된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점이다. 지능 지수 (IQ)나 지식 역시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태어나면서 머리가 탁월하게 좋은 사람이 그 좋은 머리로 힘없고 가난한 사람 등골 빼먹는 악덕 사업가가 될 수도 있는 일이다. 우리가 떠받드는 지식도 마찬가지다. 세계적인 명성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에도 나오는 추억의 텔레비전 프로그램, ‘수사반장’을 보고 범죄 지식을 배워 실제로 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지식의 위험성이나 부작용은 간과한 채 지식 습득에 초점을 맞춰서 아이들을 지도한다고 창의 학자 제임스 카우프만 (James C. Kaufman)은 그의 논문을 통해서 밝혔다. 새로운 발명품이나 기술에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창의나 게임도 마찬가지이다. 창의적인 사람이 거짓말을 잘한다는 연구도 있고, 데이비드 크로플리(David Cropley)는 ‘창의의 어두운 그림자’ (The Darkside of Creativity)라는 책도 엮어 낼 정도이다. 물론 빛과 그림자는 공존한다 하더라도, 우리는 지능 지수나 지식의 부작용은 쉽게 무시하면서도 창의성과 게임은 그들을 둘러싼 그림자에만 지나치게 포커스를 두는 것은 아닐까?

2. 착하고 공부 잘하는 학생이 창의적이다?!
서양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창의적인 것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담겨 있다. 요즘 학원, 학교 할 것 없이 창의력이라는 단어를 교육 광고에서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다. 그만큼 창의력이라는 단어가 우리 생활에 부쩍 가깝게 다가온 것 같다. 그래서 우리 모두 창의가 무엇인지 머리속에 대충 그려진다고도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우리는 어떤 면에서 모두 철학자이고 심리학자이며 교육자이다. 그리고 대중이 생각하는 창의성도 물론 중요하지만 몇몇 연구에서는 대중이나 학교 선생님조차 창의성에 대한 보다 정확한 개념을 갖고 있지 못할 수 있다고 주장에 힘을 실었다.

 

게임 중독을 정신 질병 종류에 포함시킬지 말지를 결정하는 문제는 의료보험 행정과 정책의 변화뿐만 아니라 우리가 게임을 바라보는 생각과 게임을 대하는 행동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따라서 대중이 게임을 바라보는 눈높이도 중요하지만, 이런 중대한 사안은 그 이상의 치밀한 과학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피험자를 대상으로 한 게임 전문 또는 중독 전문을 연구하고 실험하는 ‘과학자’와 그들의 활발한 연구자료가 정치적 판단이나 대중의 의견보다 앞서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이미지출처] 이미지투데이
3. 대중문화와 창의 교육의 양면성
필자는 많은 이가 대중문화를 좋아하고 창의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관점을 취하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는 대중문화나 창의 교육을 쉽게 비난하기도 쉽다. 예를 들어보자. 애석하게도 이제는 미국의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은 큰 뉴스거리도 되지 않을 정도로 자주 일어난다. 그러나 1990년대에 일어난 컬럼바인 학교의 두 남학생의 총기 난사 사건은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를 놀라게 할 만큼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으스스한 분장으로 유명한 미국의 록 밴드, ‘마릴린 맨슨 (Marilyn Manson)’은 이 사건의 희생양으로 지목되었다. 마치 마릴린 맨슨의 자극적인 음악이 두 컬럼바인 학생의 잔혹한 총기 난사 행동의 원인이 된 것처럼… 대중문화를 희생양 삼는 일은 역사적으로 오래됐다. 미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 오지 오스본 (Ozzy Osbourn)도 역시 이와 비슷한 일로 고충을 겪기도 했다 (물론, 노이즈 마케팅으로 그들을 둘러싼 이런 대중의 비난과 잡음이 무관심보다는 나을 수도 있다고 보는 사람도 있으리라).

 

그러나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공격적 성향이 전혀 없는 아이가 다소 무서운 분장과 괴기스러운 퍼포먼스를 하는 록 음악을 즐겨 듣다가 사람을 죽일 만큼 잔인해졌다는 인과관계를 과학적으로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또, 컬럼바인 학교 가해 학생이 개인 온라인 웹사이트가 있었다는 이유로, 그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내 미국인 친구는 자신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얼마나 창의적인 활동인가?)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학교의 조사를 받고 마음의 상처를 받아 결국 사립학교로 옮겨야만 했다고 내게 털어놓은 적이 있다.

 

대중문화를 무턱대고 싸잡아서 문제적 현상의 원인으로 보는 일은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 코네티컷 주 ‘샌디 훅’ 학교에서 총기 난사를 한 가해자가 평소에 총 쏘는 비디오 게임을 좋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제 총기 규제를 반대하는 관련 단체에서 진짜 총 규제는 그대로 놔두고, 가상으로 총 쏘는 비디오 게임이 문제라며 게임을 공격했다.

온라인 게임이 없었던 시절, 텔레비전은 텔레비전을 많이 보는 아이를 둔 부모님의 골칫거리였다. 심리학 역사에 큰 축을 세운 반두라(Albert Bandura)는 아이들의 공격적인 텔레비전 프로그램 시청 후 보보 (Bobo) 인형을 때리는 공격 행동이 늘었다는 실험으로 매우 유명하다. 그렇다면 과연 폭력적인 영상을 본 아이들은 현실에서도 폭력적이 될 확률이 높다고 말할 수 있는가? 정답은 ‘글쎄’이다. 그럴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입장 바꿔서, 만약 공격적 성향이 애초부터 강한 아이들이 폭력물을 시청할 확률이 높다고 할 수는 없을까? 반두라의 보보 인형 실험은 상관관계(관련성)를 설명할 뿐 인과관계(원인->결과)를 설명할 수 없다. 재미있게도, 최근 연구들은 공격성과 공격적인 영상 시청 간의 상관관계조차 지지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 현재는 그 둘 간에 뚜렷한 연관성조차 미스테리이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상황은 모르겠다’인데, 우리는 주변에 널려 있는 대중문화를 너무 쉽게 부정적인 결과의 원인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텔레비전 이 전에는 만화책도 비난의 대상에서 벗어날 순 없었다. 창의 교육을 받지 못한 대부분의 어른 세대 역시,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면서도 결과가 흐지부지하게 보일 수도 있는 (과학적으로 지지를 받는) 프로젝트 학습조차 쉽게 못마땅하다고 판단을 내리기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만큼 우리는 ‘중독의 원인이 게임이다’라든가 ‘게임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만큼 인간의 기능을 저하시킨다’는 관련성을 밝혀낼 탄탄한 과학적 연구에 기초한 확실한 증거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빚을 내면서까지 하는 충동적이고 병적인 쇼핑 행동을 ‘중독성 질병’으로 보는 학자도 있고 그렇지 않은 학자도 있다. 상대적으로 중독성 판단이 쉬운 약물 (예: 술, 담배, 대마초 등) 이 아닌, 복잡한 인간의 행동을 ‘중독성’으로 정의하기 위해서는 매우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이렇게 다양한 주장이 양립하는 현상에 대해서는 정확한 데이터와 분석이 없다면 저명한 과학자나 정신과 의사의 논리적인 입씨름도 무의미할 것이다.

 

이는 창의 교육이나 교수법도 마찬가지다. 좋은 연구가 활발하고 다양한 관점과 방법으로 진행되고 어느 정도 수렴할 수 있는 타당한 결론이 나와서, 우리나라 학생에게 대체로 효과적인 창의 교육 방법이 어떤 것이 있는 지를 안내해 줄 수 있는 효율적인 검사 도구와 알찬 정보가 절실해 보인다.

사진 by 최도원 <심리학계의 전설이 된 보보 인형과 저자>
 

◈ 참고문헌

  • Beaussart, M. L., Andrews, C. J., & Kaufman, J. C. (2013). Creative liars: The relationship between creativity and integrity. Thinking Skills and Creativity, 9, 129–134. https://doi.org/10.1016/j.tsc.2012.10.003
  • Cropley, A. J. (1990). Creativity and mental health in everyday life. Creativity Research Journal, 3(3), 167–178. https://doi.org/10.1080/10400419009534351
  • Dostál, D., Plháková, A., & Záškodná, T. (2017). Domain-specific creativity in relation to the level of empathy and systemizing. The Journal of Creative Behavior, 51, 225–239. https://doi.org/10.1002/jocb.103
  • Ferguson, C. J. (2015). Do Angry Birds make for angry children? A meta-analysis of video game influences on children’s and adolescents’ aggression, mental health, prosocial behavior, and academic performance. Perspectives on Psychological Science, 10(5), 646–666. https://doi.org/10.1177/1745691615592234
  • Holden, C. (2001). “Behavioral” addictions: Do they exist? Science, 294(5544), 980–982. https://doi.org/10.1126/science.294.5544.980
  • Kaufman, J. C. (Ed.). (2014). Creativity and mental illness. New York, NY: Cambridge University Press.
  • Mash, E. J., & Wolfe, D. A. (2019). Abnormal child psychology (7th ed.). Boston, MA: Cengage.
  • Richards, R., & Goslin-Jones, T. (2018). Everyday creativity. In R. J. Sternberg & J. C. Kaufman (Eds.), The nature of human creativity (pp. 224–245). Cambridge, England: Cambridge University Press.
  • Scott, C. L. (1999). Teachers’ biases toward creative children. Creativity Research Journal, 12(4), 321–328. https://doi.org/10.1207/s15326934crj1204_10
  • 글 by 최도원 choidowon@naver.com: 플로리다 주립대 (Florida State University) ''카운셀링 & 학교심리' 박사과정, 펠로우. 코네티컷 주립대 '창의 및 영재' 석사. 중앙대학교 심리 학사. Big E Mini C (KPoPsychology) 유튜버. 미국 논문/쳅터 발표 및 학회 (APA Division 10) 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
최 도 원 (플로리다 주립대학교 박사과정)
Combined Counseling & School Psychology (APA accredite Program)
소감태그 참여결과
소감태그별 랭킹
잠시 기다려 주시길 바랍니다.
퀵메뉴설정
로그인 하시면
퀵메뉴 설정가능합니다.
퀵메뉴설정
퀵메뉴가 설정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