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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교육

창의교육 이야기

권역별 창의인성교육 거점센터의 활동성과 및 학교 현장의 교수학습법과 미래의 유망직업을 소개합니다. 

  • 작성자크레존
  • 등록일2021.03.29
  • 조회수161

 

 

고등학교 교사로서 수업을 어떻게 해야 할지 항상 고민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학생들에게는 대학 입시라는 커다란 벽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입시 준비를 위해서라면 교과의 핵심내용을 잘 설명하는 강의와 문제 풀이를 병행한 수업이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수업 진행 중에 많은 학생이 수업에 흥미를 잃거나 잠에 빠지고 맙니다. 잠든 학생들을 보면서 필자는 교사로서 자괴감을 느끼곤 합니다. 과연 이게 맞는 것일까요?

1. 입시 경쟁 속 무기력한 학생들을 위한 해답 1. 입시 경쟁 속 무기력한 학생들을 위한 해답

요새는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대학교에 진학하려는 학생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생활기록부상 내용도 아주 중요해졌습니다. 하지만 일방적인 강의만 진행하는 교사가 어떻게 가만히 자리에 앉아서 수업만 듣고 있는 학생들의 특성을 잘 파악할 수 있을까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의 이름과 얼굴 매치하기조차 어렵습니다.

그래, 수업을 바꿔보자는 마음으로 학생들에게 유익하고 재밌는 수업을 하자니, 교과 진도와 학생들의 볼멘소리도 걱정스럽습니다. “선생님 이거 수행평가에 반영되나요?”, “시험 범위에 들어가나요?”, “다른 반에서는 저거 설명했다는데 우리는 왜 안 해주나요?” 갈등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끊임없이 경쟁하는 법을 배웁니다. 정기고사, 수행평가, 모의고사, 교내 대회, 심지어는 동아리에서까지 경쟁합니다. 남들보다 잘해야 하고 더 뛰어난 성적, 결과물이 나와야 살아남습니다. 그래야 좋은 대학교, 좋은 학과에 진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상위권 10%에 해당하는 학생들을 제외한 나머지는 과연 어떨까요. 학생들은 자신들의 다른 친구보다 낮은 성적에 좌절하고, 체념하고, 꿈조차 잃은 채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성적을 채근하고 경쟁을 부추기는 게 교육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림 1]
(출처 : 이미지 투데이 http://www.imagetoday.co.kr)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교육 목표는 인문, 사회, 과학 기술에 관한 기초 소양을 함양하고 학생의 꿈과 끼,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키우는 교육을 하는 것입니다. 과학과 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핵심역량은 과학적 사고력, 과학적 탐구능력, 과학적 문제 해결력, 과학적 의사소통 능력, 과학적 참여와 평생 학습 능력입니다.

시대가 빠르게 바뀌는 와중에 일방적인 강의식 수업만으로는 미래 사회에 적응해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고, 학생들이 살아 움직이는 수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FPBL에 대해 접하게 되었습니다.

FPBL이란 거꾸로 수업(Flipped Learning, FL)과 문제중심학습(Problem Based Learning, PBL)이 합쳐진 교수학습 형태입니다. 거꾸로 수업에서 학생들은 교사가 준비한 디딤 영상을 시청한 뒤 학교에서는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됩니다. 이때, 학교에서 하는 활동이 문제중심학습의 단계가 이뤄지게 되는 수업이 FPBL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학생들은 집에서 미리 문제와 관련 있는 상황이나 지식을 영상을 통해 습득하고 학교에서는 제시된 문제 상황을 동료들과 함께 해결하며 학습이 이뤄지게 됩니다. 필자는 “FPBL 수업이라면 학생들이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제시한 과학과 핵심역량을 기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이를 중점적으로 배양할 수 있도록 FPBL 수업을 개발하여 필자가 속해있는 천안시의 한 인문계고등학교에서 적용한 사례를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2. 인문계 고등학교 FPBL 수업프로그램 적용 2. 인문계 고등학교 FPBL 수업프로그램 적용

프로그램은 2019학년도 2학기에 생명과학Ⅰ 과목의 대단원 중 5단원 생태계와 상호 작용을 가르치기 위해 개발하였습니다. 프로그램의 적용은 94명의 고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총 12차시에 걸쳐 이뤄졌습니다. 프로그램은 6차시 동안 진행되는 2가지 모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FPBL 수업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한 후 다음 단계에 따라 각 수업 모듈이 진행되었습니다.

수업 전 1~2차시 수업 전 3~4차시 5~6차시
· 디딤 영상 시청 · 문제 확인
· 잠정적 해결안 찾기
· 알고 있는 사실 및 학습 과제 선정
· 실천 계획 세우기
· 디딤 영상 시청 · 실천계획 수행
· 모둠별 과제수행
· 해결책 제작
· 해결책 제작
· 발표
· 평가
[표 1] FPBL 수업 단계

첫 번째 모듈은 ‘돌아온 태권브이’라는 문제를 중심으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해당 모듈의 문제 상황은 학생들이 해양 연구소의 연구원이 되어 마을 이장님과 인연이 있는 거북이‘태권브이’가 왜 죽었는지 그 이유를 밝히고, 해양 생물의 죽음에 대해 연구한 내용과 그 과정을 담은 영상을 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림 2] ‘돌아온 태권브이’ 문제 학생 산출물

우리나라 연안에서 자주 죽은 해양생물들을 발견하고, 거북이가 우리나라를 서식지로 삼고 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문제 상황을 구성하였습니다. 문제를 통해 생태계 평형의 파괴와 군집 내 개체군 간 상호작용 등의 개념을 익히도록 하는 것이 수업 의도였습니다.

학생들은 필자가 단체 카톡에 공유한 문제 상황과 연관한 디딤 영상을 개별적으로 시청했습니다. 수업 시간에는 문제 상황을 이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잠정적 해결안을 생각해 냈습니다. 문제 해결 과정에서 바다거북의 특성, 해양 생태계의 먹이 그물, 생물 농축, 미세플라스틱과 해양 쓰레기, 환경보호 구역, 쓰레기에 대한 제도적 규제, 친환경 처리 기술 등의 여러 가지 개념들을 찾아 탐색하고, 이에 대해 활발하게 논의했습니다.

[그림 3] 문제해결 과정

토의를 통해 최종 산출물인 영상에 들어갈 내용을 종합하고, 중간발표를 통해 피드백을 받은 뒤 여러 방식의 UCC를 제작하였습니다. UCC에는 학생들이 탐색한 내용과 자신들이 생각한 문제의 해결방안이 담겨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무단 투기하는 쓰레기를 줄여야 함을 강조하는 내용, 생태계의 파괴가 결국 인간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를 담은 표지판을 설치하자는 내용, 쓰레기 투기자에게 더 강한 벌금을 물게 하자는 내용 등을 해결방안으로 제시하였습니다.

두 번째 모듈은 ‘사라진 허니네 꿀벌’이라는 문제를 중심으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문제 상황을 요약하면 ‘나허니’라는 양봉업자의 꿀벌들이 갑자기 모조리 사라져 그의 도움을 받는 사과농장 주인이 곤란에 빠지고, 학생들은 아직 자신의 꿀벌이 사라지지 않은 양봉업자의 입장에서 지역 농업인 연구모임에서 상황의 심각성을 포스터를 이용해 알리는 상황입니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각국에서 꿀벌 군집 붕괴 현상이 일어나고 있고, 여러 과수원에서 인공수분을 통해 과실을 얻고 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문제 상황을 꾸몄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면서 생명과학Ⅰ의 개체군의 특성, 생물 다양성 등의 개념을 익힐 수 있도록 수업을 구성하고 학생들의 학습을 유도하였습니다.

[그림 4] ‘사라진 허니네 꿀벌’ 문제 학생 산출물

학생들은 꿀벌의 실종 원인, 꿀벌의 습성, 꿀벌과 다른 생물들과의 관계, 생물자원으로서의 꿀벌 등을 학습 과제로 선정하고, 본인들이 탐색한 정보를 모둠 내에서 공유하였습니다. 모둠별로 산출물인 포스터 제작 계획을 발표한 뒤 모둠별 해결방안을 담은 다양한 포스터를 완성하였습니다.

연구모임에서 포스터를 이용해 발표한다는 문제 상황에 맞춰 2명의 모둠원이 자리에 남아 자신들이 제작한 포스터의 내용을 다른 모둠의 모둠원들에게 설명하고, 다른 2명의 모둠원은 다른 모둠으로 이동하여 설명을 듣고 자유롭게 질의응답을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기존의 모둠원이 모든 모둠으로부터 설명을 다 듣고 자신의 모둠으로 돌아오면 설명을 하던 모둠원이 자리를 이동하며 설명을 듣는 식으로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림 5] 산출물 발표 및 평가
3. 교사와 학생들의 변화 3. 교사와 학생들의 변화

FPBL 수업의 각 모듈이 끝날 때마다 학생들은 성찰일지에 수업을 통해 알게 된 점, 잘한 부분, 부족했던 부분, 이외에 느낀 점을 중점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필자는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어떤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꼈고 어떻게 극복했는지, 무엇을 얻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성찰 일지에서 공통으로 볼 수 있었던 점은 학생들이 자신의 학습 과정을 돌아보고 잘한 점과 부족한 점을 짚으며 자신에 대해 깊이 반성한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느낀 성취감과 뿌듯한 감정에 관해 서술했습니다. 물론 모든 학생이 FPBL 수업에 대해 만족감을 보였던 것은 아닙니다. 일부 학생들은 학교 성적과 관련 없는 것들을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의견을 제기하기도 하였습니다. 또, 어려운 문제 상황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대다수 학생이 FPBL 수업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통해 배움이 일어났고 유익했다고 답했습니다. 과학적인 증거를 찾고, 깊이 있게 사고할 수 있었으며 자신감 있게 자기 생각을 친구들에게 말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학생들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함께한 친구라고 했습니다. 친구의 의견을 경청하고, 서로 조언을 구하는 과정에서 친구는 경쟁상대가 아니라 협력하는 동료라는 것을 깨닫고 협업의 중요성과 시너지 효과를 느낀 것입니다.

정말 놀라웠던 점은 학생들이 수업 시간 이외에도 문제 상황과 관련있는 학습과제들을 더 찾아보고 싶어 했으며 자기 삶의 태도를 반성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어떤 학생은 “환경을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쉽지만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실천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라고 답했습니다.

즉, FPBL 수업이 호기심을 가지고 더 알고자 하는 태도를 길러주고, 교과서의 내용을 실제 삶과 연관 지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더 넓히는 계기를 제공한 것입니다. 배움이 삶 속에 녹아 들어가고 학생들의 가치관과 태도까지 변화시킬 수 있음을 FPBL 수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림 6] 학생 성찰 내용

FPBL 프로그램을 적용한 수업 시간에는 학생들이 열심히 의논하며 유쾌하게 웃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수업에 관심도 없고 엎드려 있던 학생들이 잠을 자기는커녕 신나게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고, 스스로 학습 자료를 열심히 찾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영상 편집을 하고 그림도 그리면서 문제 해결 과정을 주도했습니다.

항상 무기력해서 ”이 친구는 도대체 무슨 내용을 생활기록부에 적어줘야 할까?”라고 고민했던 학생이 뜻밖에 그림에 재능이 있거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만들어 내는 등 FPBL 수업을 통해 필자가 알지 못했던 학생들의 진짜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2019년에는 FPBL 수업 과정에서 학생들이 활동에 참여 모습을 토대로 학생의 특성을 풍요롭게 적을 수 있었고 오히려 너무 많은 내용을 간추리는 게 일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배움은 수업에서 무조건 교사가 가르쳐야 학생들에게서 학습이 일어날 것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난 것입니다. 필자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아이들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을 보면서 교사가 주도하는 것만이 답은 아니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었고, 이를 스스로 풀어나가도록 도와주는 게 교사의 역할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 참고자료

  • 네이버 백과사전, http://terms.naver.com
  • Tycoon Enterprises http://tycoon.mx
김 송 아 (천안두정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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